세컨드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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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여자가 직접 세컨드하우스 지으며 깨달은 5가지
이름 전성기

제아무리 고급 자재로 지어 화려하고 편리해도 결국 사각 콘크리트에 둘러싸인 수많은 개미굴 같은 아파트에서 들고나는 ‘도시살이’ 인생들은 늘 마당이 있는 집을 꿈꾼다. 빗소리가 땅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풀내음, 흙냄새가 올라오는 집. 밤이면 마루에 누워 별을 볼 수 있는, 하늘이 가까운 시골집. 아침이면 새가 울고 저녁이면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집.


3년 넘게 발품 팔고,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바닷가 흙집

꿈은 꿈일 뿐인지라 ‘아이들 학교 때문에’ ‘먹고 살아야 하니까’ ‘여윳돈이 있어야 말이지’ 등의 타령으로 세월을 보내는 우리에게 박민정(49, 디지털 콘텐츠 프로듀서·블로거) 씨의 바닷가 세컨드하우스는 진짜 꿈꾸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박민정 씨에게 꿈은 이루라고 있는 것. 인테리어 전문 잡지 에디터 경력과 보배 같은 눈썰미를 가진 그녀는 3년 가까이 발품을 팔고, 인터넷을 무던히도 뒤지고 다닌 끝에 부모님이 노후를 보내는 충남 홍성에서 가까운 보령의 천북면 바닷가에서 딱 맞는 시골집을 찾아냈다.

280평 대지에 스무 평 정도 되는 흙집을 지붕과 기둥은 남긴 채 벽을 허물고 바닥을 바꿔 비용을 최소화했다. ⓒ남혜경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 건축 허가가 나지 않은 맹지를 살 뻔했던 일, 철거비가 구입비보다 더 큰 빈 축사를 살 뻔했던 일, 매도자의 변심으로 계약 직전에 엎어지기도 일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우연히 이 집을 발견해 현장을 꼼꼼히 여러 번 답사하고 각종 서류도 떼어보고 두 달 간의 가족회의 끝에 스무 평 정도의 아담한 흙집이 있는 280평 대지를 구입했다.

감나무와 목련 등의 묵은 나무들이 만드는 그늘 밑으로 데크를 놓아 바닷가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해가 지는 석양을 보려고 박민정 씨는 요리를 하다가도 시간 맞춰 데크로 나온다. ⓒ남혜경

주춧돌 위에 나무 기둥을 세우고 들보를 가로지른 뒤 흙을 지푸라기와 이겨 바른 흙집이었던 이집은 흙이 주춧돌 위 20㎝까지 올라와 있었다. 지붕과 기둥은 그대로 두고 어둡고 눅눅한 집을 산뜻하고 채광과 바람이 잘 통하는 집으로 만드는 것이 난제였다. 우선 흙을 주춧돌 아래로 걷어내고 빗물이 기둥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외벽을 따라서 경사가 기울어지게 시멘트를 바른 다음 그 위에 돌을 깔았다.

꺼진 툇마루는 완전히 철거하고 방과 부엌 사이의 벽을 허물어 공간을 넓히고 부엌 벽을 뚫어서 창을 만들고 바닥을 돋우어 잔디와 돌을 깔고 데크를 만들었다. 흙집을 잘 아는 동네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인테리어 디자인 업계의 인맥을 동원해 그녀는 자신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아주 정감 있는 주말 별장을 완성시켰다.


대문 옆으로 나있는 쓸모없는 창문을 떼고, 내실로 바로 통하는 현관을 만든 후 데크를 놓아 드나들기 쉽게 했다. ⓒ남혜경

‘지니마미’라는 파워블로거로, 디지털콘텐츠 비즈니스 우먼으로, 아직 학업 중인 두 아들의 엄마로, 하루 스물네 시간이 분주한 박민정 씨는 주말이 되면 모든 걸 내려놓고 이 집으로 달려온다. 여기는 해가 뜨면 바다로 나가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열아홉 가구의 조용한 마을이다. 어느 시골이나 그렇듯이 서울에서 내려온 민정 씨에게 쉽게 다가오지 못하고 멀찍이서 살펴보던 마을 어른들은 그녀가 바지런하게 동네를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고 집들이 잔치에 초대하고, 홍성의 부모님이 드나드시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한 동네 아낙으로 봐주신다.

인테리어 잡지 에디터였던 박민정 씨는 실내 곳곳에 자신의 색깔과 감각을 보여주는 소품들을 배치해서 정감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남혜경

주말 시골집에서 그녀는 큰 과업인 마당의 풀을 뽑고, 꽃나무를 심고 가꾸고, 지인들을 초대해 요리를 하고, 해가 지면 수를 놓아 커튼을 만든다. 함께 풀을 뽑고 집안을 수리하고 동네 사람들과 낚시를 가는 새로운 주말 시골생활로 활기가 생긴 부부관계도 시골집이 준 큰 선물이다. 아이들이 독립하는 10여 년 후에는 아예 여기로 내려와 살 생각이다. 주말 시간들을 지나고 서울로 돌아가면 ‘서울살이’가 새삼 소중해진다고 그녀는 말한다.

서울에서만 살 때는 서울에서 제가
누리는 것들이 뭔지 몰랐어요.
시골생활을 하다 보니 서울의 쾌적함과
다양한 문화 환경을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되었죠

세컨드하우스의 꿈을 이루는
알짜배기 팁 5


먼저 지역을 정한다
지인이나 가족이 있다면 그 지역으로 설정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의 생활환경과 비용 등을 고려한 지역을 먼저 정한 후 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가족에게 맞는 곳을 찾는 것이 좋다.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라
정한 지역에 있는 공인중개사의 홈페이지에서 적절한 물건을 열심히 찾는다. 인터넷 지도 앱을 통해 찾은 물건의 위치를 찾아보고자 노력한다. 위성지도를 이용하면 지형물이나 건물 등의 모양과 위치를 통해 물건의 지번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찾은 지번으로 현장답사를 미리 한다. 현장답사로 관심이 더욱 생긴다면, 관할 관청을 찾아가 관심 물건의 지적도 등을 열람해 땅의 용도, 위치, 모양, 건축 가능 여부를 체크한다.

건축할 것인가, 리모델링할 것인가
‘건축 가능한 땅’과 ‘리모델링으로 살려 쓸 수 있는 집이 있는 땅’으로 구분해 두 채널 모두에서 찾기를 권한다. 세컨드하우스는 자신의 예산에 맞춰 적정한 규모로 지을 수도 있고, 리모델링으로 기존의 시골집을 살려내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기존의 시골집을 일정 기간 동안 빌려 사용하며 세컨드하우스의 활용 여부를 가늠한 후 결정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든 미리 한정 짓지 말고, 관심이 가는 물건을 찾는 것이 좋다. 다만, 예상 비용에 맞춰 땅의 용도에 따라 적절한 예산 기준(평당 가격)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박민정 씨는 ‘지니마미’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인테리어, 요리 등 생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박민정

총 비용을 정하고, 그 금액을 넘지 않도록 공사 리스트의 순서를 정한다
늘 사는 집이 아니라 주말과 휴가 기간에만 사용하는 집이므로 들이는 비용 또한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 각자가 그리고 있는 집의 구성 요건들 중 우선순위를 정해둔다. 단열, 채광, 환기 등 기본 요소들을 우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축 혹은 리모델링 리스트를 갖는 것이 좋다.

 
동네 주민이 되도록 노력하라
도시와 달리 시골은 동네 주민들끼리 집안 대소사를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방인이 아닌, 그곳 주민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시골 마을들은 대부분 이웃 사람들이 새로 이사 올 때마다 함께 음식을 나누거나 자리를 같이 해 인사를 나누는 등 나름의 방법을 갖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 이웃들과 첫인사를 나눌 수 있는지 알아보고, 첫인사 후에는 가급적 동네를 오갈 때마다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 그 동네에서 생산되는 작물에 관심을 보이고, 그 작물들을 적극적으로 생활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호감을 얻는 방법. 모르는 것들은 이웃에게 물어보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것도 가까워지는 좋은 방법이다.

남혜경(코칭북제작소 대표, 라이나전성기재단 언론재능나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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